쭘 | 2. 구원 편 [진격의 거인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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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엘빈단장 작성일16-01-29 17:14 댓글10건본문
에렌 예거
예거(Jäger)는 사냥꾼을 의미한다.
작 중에서 에렌은 ‘거인을 구축할 것이다’라는 표현을 즐겨 쓴다.
에렌에게는 거인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죽지 못해 안달난 놈’
에렌에 대한 동기들의 평가이다.
에렌이 거인에 대해 인식하는 것이 타인과 가장 다른 점
그것은 인간과 거인 간의 포식관계가 전도되었다는 것이다.
타인들은 거인을 포식자(천적)로 인식한다. 그리고 두려움에 떤다.
에렌은? 거인을 피식자(사냥감)로 인식한다. 그는 분노에 떤다.
분노와 두려움은 양가감정이다.
두려움에 몸서리치는 자는 상대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분노하지 못한다.
예거라는 이름(정확히는 ‘성First Name’)은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게 되어버린 진격의 세계를
다시 인류의 세계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지금 가장 필요한 어떤 것을 상징한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의지’
그리고 의지가 있는 한 불가능은 없다는 지독하게 일본적인 정신주의.
그런데 에렌의 의지는 리바이나 미카사의 그것과는 전혀 다르다.
거인이 가지고 있는 야만적 힘과 내구성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태초부터 인간은 체격과 힘에서 비교가 안되는 야수들과 생존을 위해 투쟁해 왔다.
유구한 진화의 역사 속에서
불을 손에 쥐기 전 인류가 야수들에게 느꼈던 공포를 생각해 보라.
맹수들 중 야만적 힘과 민첩성, 내구성에서 인간보다 월등하지 않은 존재들이 있었을까?
그러나 인류는 상대가 누구든 항상 이겼고 결국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다.
진격의 거인 속 세계(이하 ‘진격의 세계’)에서도 이는 다르지 않을 것이다.
진격의 세계에서 인간들이 거인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거인들이 인간보다 크고 강해서가 아니다.
거인들에게 끝없이 패배했기 때문이다.
리바이나 미카사는 거인에게 패배한 적이 없다.
인류는 거인에게 패배해 왔지만 그 둘만은 언제나 승리 속에서 빛났다.
그들은 화려하게 빛나도 인간인 영웅에 불과하다.
에렌은?
어린 시절 거인이 자신의 어머니를 눈 앞에서 먹는 장면을 똑똑히 보았고
그 자신은 첫 출전에서 거인의 공격에 의해 사지가 분리되었다.
심지어 거인의 위장 속으로 삼켜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인을 사냥감으로 인식한다?
에렌 같은 인간의 뇌 속에 애시당초 불가능이란 것이 존재할 수나 있을까?
팬들은 미카사 아커만이나 리바이 병장의 전투력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진격의 거인 속 인물 중 가장 비현실적인 자는 바로 에렌 예거,
그의 불굴의 의지이다.
거인화 한 후 온 몸을 불사르며 끝없이 싸우는 에렌을 보라.
인류를 위해 스스로 가장 혐오하는 거인이 되고
자신의 몸을 바쳐가며 끝없이 희생한다.
부활과 수난, 그리고 아낌없는 희생의 끝없는 반복.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격의 세계 속 인간들은 거인화 한 그를 두려워하고
인간으로 다시 내려온 그를 혐오하고 박해한다.
그렇다.
그리스도의 수난과 놀랍도록 일치한다.
그는 인간이 아니다.
인간의 탈을 쓴 의지, 그 자체이다.
에렌 예거.
현실에 존재할 수 없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이 그 존재를 믿고 바라면서 기대는 어떤 것.
강림한 신, 구원의 속삭임.
그는 주인공의 자격이 있다.
그래서 대중은 열광하고
오만한 작가는 웃음짓는다.